눈, 면역력, 피부까지 자외선 악영향 무시못해
인근 헬스장에서는 건강한 몸 만들기에 올인하고 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해변이나 수영장 등에서 뽐낼 체형로 변신하기 위한 의도가 태반이다.
올 여름은 어느 때보다도 자외선의 습격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기온과 맞물려 가장 뜨겁고 자외선지수가 높은 날들이 연일 계속된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햇빛이 갖고 있는 자외선. UVB, UVA에 노출된 피부는 노화를 일으킬 뿐 아니라 탈모 등을 발생시키며, 심지어는 눈에 백내장을 일으킨다.
그렇다고 햇빛을 피해 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다. 쏟아지는 태양볕 속에서 올 여름 건강하게 지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 자외선의 습격, 면역력 저하 및 백내장 야기
자외선을 받은 우리 몸은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전자는 자외선을 받으면 인체 내에 필요한 비타민D를 생성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구루병이나 골다공증 등에 유용한 측면이다.
반면 자외선은 노화의 주범으로 통한다. 우리 몸의 세포에 있는 유전자를 변형시켜 실제 세포의 생명주기를 앞당기기 때문이다.
이에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 중에는 면역력이 저하돼 작은 질병에도 체내 방어능력이 현저하게 덜어지는 경우가 있다.
즉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동안 면역력을 결정짓는 백혈구의 기능과 숫자가 변해서다. 대표적인 예로 구릿빛 피부를 만들기 위해 해변, 수영장, 옥상 등에서 선탠을 즐기는 사람 중에는 사소한 감기에도 독감처럼 심하게 앓는 사람이 많다.
하물며 자외선의 파급효과는 눈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리 눈은 자외선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보이지는 않지만 커다란 충격을 받고 있다.
자외선 UVB가 수정체의 분자구조를 변형시켜 백내장을 유발하고, 비단 노인성 백내장 뿐 아니라 젊은층에서도 자외선에 의한 백내장 발생을 주목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날개모양의 분홍빛 군살이 흰자위로부터 눈동자 위까지 커지는 익상편이 자외선에 노출됐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주장이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라식, 라섹수술처럼 시력교정술을 받은 뒤에는 2주~1달간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해야 눈동자가 뿌옇게 흐려지는 각막혼탁을 예방할 수 있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장재우 교수는 “젊은 사람도 백내장에 걸릴 수 있으므로 요즘처럼 자외선이 강한 날에는 선글라스 착용이 권장된다”며 “여름철 해변가 백사장 뿐 아니라 겨울철 스키장에서 자외선의 반사로 각막염이 생길 수 있어 눈 보호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한 색깔보다 75~80% 밝기의 UVA, UVB를 차단하는 코팅렌즈로 만들어진 선글라스를 사용해야 효과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
직업에 따라 선글라스 색깔을 달리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 예를 들어 운전직업을 가진 사람은 남색, 검은색 계열을 선택해 명확한 시야확보를 하는 것이 좋다. 반면 야외활동이 많은 사람은 녹색, 갈색을 사용하는 것이 빛의 산란을 막는다.
◇ 자외선 영향, 아토피에서 피부암까지
UVA는 피부에 침투해 멜라닌색소를 침착시켜 피부를 검고 칙칙하게 만들고, UVB는 피부를 빨갛고 따갑게 만들고 피부조직을 손상시켜 탄력성을 떨어뜨린다.
자외선은 더 나아가 백반증, 아토피, 피부암까지 유발시킨다. 여성에 있어서 기미, 주근깨 등 얼굴에 ‘옥의 티’를 남기는데 그치지 않고 국민 피부질환인 아토피 등으로 영역이 확대된 것이다.
실제로 대한피부과학회는 노인에게만 많다고 알려진 검버섯이 지난 10년간 20~30대 젊은층에서 1.4배가량 급증했다.
또 2005년 서울YMCA 환경위원회가 서울지역 유아교육기관 28곳에 다니는 만 6세 미만 아동 8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1.7%인 361명이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을 겪었으며 338명은 아토피성 피부염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 같은 피부질환에 대해 딱히 치료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다. 현재 피부과에서 시술하는 레이저, 약물, 외과적 수술 등은 수회에 걸쳐 서서히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데 이마저도 앞으로 수많은 임상결과가 선행된다는 전제하에서다.
◇ 자외선 차단, 어떻게 할까?
이처럼 자외선으로부터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이 잘되는 의복, 양산, 운동화나 구두, 모자 등을 착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여름처럼 신체 노출부위가 많아질 경우 아무리 얇고 긴 모시옷을 입더라도 자외선 투과량을 막기는 힘들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외선차단제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외선차단제는 빛을 산란시키는 물질이 포함돼 피부에 닿은 자외선을 튕겨내는 역할을 한다. 흔히 제품 겉면에 표시되는 SPF(Sun Protection Factor)는 UVB로부터 피부를 얼마나 잘 지켜주는가를 나타내 주는 값이다.
SPF는 햇볕에 피부가 뜨겁게 달아오르거나 빨갛게 변하는 것을 얼마나 잘 막는지 나타낸다. 보통 SPF1은 약 15분간 자외선지대에서 활동하는데 보호해준다.
우리 몸이 활동하는 동안 각종 노폐물과 피지가 배출되므로 권장되는 SPF30, SPF50이 보장하는 시간은 절대적이지 않다. SPF30이면 하루종일 자외선 차단효과가 우수할 것 같지만 실상 땀에 씻겨 다시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SPF 옆에 보면 ‘+, ++, +++’으로 표시된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PA지수인데 UVA에 대한 방어효과를 의미한다.
특히 자외선의 영향은 외출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실내에서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평소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느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집이나 사무실 등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더라도 백열등, 형광등과 같은 조명에서도 소량의 자외선이 발생한다는 것.
집이나 사무실의 넓은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에도 자외선이 포함되어 있어 적당한 두께의 커튼을 사용하고 SPF30의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노영석 교수는 "화장을 하는 여성과 평소 피지분비량이 많은 남성은 평소 피부를 청결히 하고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권장된다"며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에 의해 주근깨, 기미가 생길 수 있으므로 평소 자외선 차단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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