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띄엄띄엄 약 복용하면 약에 내성만 생길 뿐

어떤 질환이든 치료의 절반은 환자 몫이다.

고혈압 환자 김모(65세.여)씨. 약을 꼬박꼬박 챙겨 먹지 않아 병원 예약날짜에 늘 약이 남는다. 그러다 보니 약이 아까워 병원 가는 날을 늦추기 일쑤. 혈압도 들쭉날쭉 늘 불안한 상황이다.

이렇게 치료에 게으른 환자들이 꼭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 '치료 순응도'라는 것이다.

치료 순응도란 환자들이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치료를 제대로 받고 있는 정도를 말하는 것. 약을 제때, 정확하게 복용하느냐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치료순응도가 중요한 것은 치료율에 확연한 차이가 있기 때문. 특히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뿐 아니라 백혈병.암과 같은 중증질환자에게 더욱 중요하다.

만성골수성 백혈병을 치료하는 전문의들의 걱정이 이를 반영한다. 치료 3개월째 96%에 달하던 치료 순응도가 6개월째 87%, 1년된 시점에선 76%로 떨어지고 있는 것. 24%가 의사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 것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이제 더 이상 '걸리면 사망'하는 질병이 아니다. 글리벡이라는 항암제가 개발되면서 5년 생존율이 90.3% (2005년 12월, 미국혈액학회)에 이르고 있기 때문. 이제 치료의 몫 절반이 환자에게 넘어간 것이다.

서울대 혈액종양내과 윤성수 교수는 "치료에 대한 낮은 순응도는 약물에 대한 내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환자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물 내성 예방 수칙

1. 처방전에 명시된 복용량과 복용시간을 반드시 준수한다.

2. 약물복용을 시작할 때 부작용에 대해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이해한다.

3. 여행.외출 시 복용하고 있는 약을 꼭 챙긴다.

4. 약물 부작용이 나타날 때는 전문의와 상의해 용량을 조절하거나 대체약물을 고려한다.

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중앙일보 2006-07-02


Posted by 성희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