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탠 제대로 알고 하기 "갈색미인 되려다 화상 입었네"

피부가 하얀 편인 회사원 김모(28)씨는 여름철 ‘건강한 갈색미인’이 늘 소망이었다. 때문에 지난해 여름 해수욕장을 찾았을 때 “아름다운 갈색 피부를 갖겠다”고 결심하고 햇볕이 가장 강렬한 오후 2시께에 선탠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태울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대실패였다. 피부가 반질반질한 갈색으로 타기는커녕 오히려 화상을 입은 것처럼 벌겋게 익어버렸다. 김씨는 그날 밤 익어버린 피부에 오이팩, 감자팩을 하느라 잠도 못자고 고생을 해야 했다.
최근 하얀피부가 더 선호되고 있지만 여성들이라면 여름철 선탠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누구나 있다. 갈색피부가 더 건강해 보이고 좀더 날씬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학적 측면에서는 각종 피부질환의 원인이 되는 자외선에 몸을 내맡기는 선탠은 전혀 권장할 만한 사항이 아니다. 잘못된 선탠은 일광화상, 기미, 주근깨 등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피부암 등 큰 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사람이 평생 받는 자외선은 피부 속에 누적돼 피부노화, 피부질환의 원인이 되는 만큼 10년 후 피부건강을 생각한다면 제대로 알고 선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 피임약 복용 여성은 선탠 금지

선탠을 하기 전에는 광알레르기 반응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게 좋다. 항생제, 이뇨제,혈당감소세, 염색약 등도 광독성 또는 광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호르몬이 불규칙한 상태인 임산부 또는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는 여성은 선탠을 할 경우 여성호르몬의 작용으로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와 함께 선탠을 하기 1~2일 전부터는 바디로션과 바디에센스를 1:1 비율로 섞어 전신에 골고루 펴 발라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선탠 자체가 수분을 증발시키는 행위이므로 피부보호를 위한 것이다. 또 무릎, 팔꿈치 등에 있는 피부 각질은 선탠 전에 깨끗이 제거해 줘야 선탠 후 얼룩이 지지 않는다.

◆ 선탠할 때도 자외선차단제는 필수

건강한 선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몸을 보호하면서 태우는 것’이다. 피부암 등 모든 피부질환의 원인인 자외선에 몸을 무방비로 노출한다면 피부화상, 염증이 생기는 것은 물론 탄력이 떨어져 주름이 유발될 수 있다.

때문에 선탠을 하기 전에는 자외선A, B 모두 차단되는 SPF(자외선차단지수) 30 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를 전신의 물기를 제거한 상태에서 꼼꼼히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를 더욱 잘 타게 하는 오일 등의 선탠제품은 자외선차단제를 바른 위에 발라주면 된다. 선탠제품은 땀에 쉽게 지워지므로 1~2시간마다 덧발라주고, 덧바를 때는 물기를 제거한 후 균일하게 발라야 한다.

◆ 선탠은 흐린 날, 한번에 20분 정도씩

의외로 선탠은 태양이 강렬한 맑은 날보다는 약간 흐린 날이 좋다. 약간 흐린 날은 일광화상을 유발하는 자외선B가 구름에 가려지고 피부를 그을리게 만드는 자외선A만 지상에 도달하기 때문에 비교적 피부 손상 없이 갈색피부를 만들 수 있다. 특히 피부가 하얀 사람은 멜라닌 색소가 적어 갑자기 장시간 강한 햇볕에 노출될 경우 일광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그늘에서 오래 태우는 방식이 좋다.

태닝 시간대도 중요하다. 보통 오전11시~오후 3시 사이에 선탠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때는 햇볕이 너무 강해 오히려 화상을 입기 쉬우므로 피해야 한다. 또 20분 정도 태닝 후 20분 정도 쉬는 식으로 여러 번 태우는 것이 좋다. 총 선탠시간도 첫 날은 20분 정도하고 날이 갈수록 그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 좋지만 하루 총 선탠시간은 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탠 중에는 물에 들어가지 많고 대신 물을 자주 마셔주며, 따끔거리면 화상이 진행된다는 신호이므로 즉시 중단하는 게 좋다.

◆ 선탠 후 수분ㆍ영양 섭취에 신경을

선탠을 한 후에는 피부 각질층 수분이 증발하고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피부는 매우 예민해지게 된다. 때문에 선탠 후 관리는 피부 진정과 수분, 영양 공급에 중점을 둬야 한다.

우선 선탠 직후에는 피부 열을 내려야 하므로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해주는 것이 좋다. 비누는 피부 건조를 악화시키므로 삼가고 스크럽제가 포함되지 않은 바디전용 제품을 쓰는 게 좋다. 샤워 후에는 알코올 성분이 없는 보습제를 발라줘도 도움이 된다. 뜨거운 물 샤워는 피해야 하며 때를 미는 것도 역시 해롭다. 선탠 후에는 몸에 꽉 끼는 속옷 또는 겉옷도 피부 자극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 .

또한 선탠을 한 일주일 동안은 평소보다 약 1.5배 많은 수분 섭취가 필요하고, 비타민C가 많은 과일, 야채를 먹어주는 것도 좋다.

도움말=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한국일보 2006-06-29


Posted by 성희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