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17차(茶)

차를 즐기는 사람은 다도茶道에 있어서도 깍듯하다. 무릎을 꿇고 조심스럽게 차를 마시는 모습은 단순히 한 잔의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정신 수양의 의미마저 담고 있다.
한의학에서의 차는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음식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풀뿌리나 나뭇잎에 들어 있는 영양소는 우리 인체에 귀중한 영양분이 된다. ‘차를 마신다는 것’은 결국 ‘건강을 마시는 것’과 진배없는 일이다.
그래서 최근엔 한의사들이 자신의 환자들에게 한방차의 복용을 적극 권하고 있다. 또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커피의 소비량이 떨어지고, 녹차나 둥굴레차 등 인스턴트식이나마 전통차의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인스턴트식 전통차의 상당 부분은 이름만 한방차인 경우가 많아 제대로 효능을 낼지 의문이다. 따라서 조금은 귀찮다 하더라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마시는 습관을 길러보도록 하자. 정성을 들여 달인 차는 가족의 건강을 지켜줄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차의 재료는 한약재를 주로 파는 시장이나 재래시장을 찾으면 쉽게 구할 수 있으므로 다리품을 많이 팔지 않아도 된다. 


1) 근육을 풀어주는 모과차
모과에는 비타민 C를 비롯 주석산·임금산 등 여러 가지 영양소가 들어 있어, 차로 달여 마시면 효능이 그만이다. 모과차를 달여 마시면 위를 따뜻하게 하고 습을 제거할 수 있어 구토나 곽란 亂(체하여 토하고 설사를 하는 급성위장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설사를 멎게 할 수도 있다. 또한 근육 경련·류머티즘성 마비·각기증·이질 등의 치료에도 좋고, 간을 편안하게 하는 데도 으뜸이다.

모과차는 입맛에 따라 말린 것으로 차를 끓여도 좋고, 생모과를 이용해도 좋다. 말린 것으로 차를 끓일 때는 우선 다 익은 모과를 끓는 물에 반나절 정도 담갔다가, 햇빛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말린 후 적당하게 쪼개 붉은빛이 날 때까지 다시 말린다. 이렇게 해서 물 2ℓ에 다 마른 모과 40g을 넣어 끓이면 훌륭한 모과차가 된다.
생모과를 이용하려면 얇게 썰은 모과를 설탕으로 잰 후, 밀폐된 병에 달포 정도 넣고 숙성시켜 차로 달여 마시면 된다. 생모과를 이용할 경우는 모과의 신맛과 설탕의 달콤한 맛에 모과 고유의 향까지 곁들여져 차의 맛을 음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모과차는 태양인에 좋다. 

 
2) 위를 따뜻하게 하는 생강차
생강에는 이뇨 작용을 촉진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간장의 활동과 수분의 대사를 원활히 해주며 숙취 제거에도 효능이 있다. 또한 발한을 촉진시키고 종기를 제거하는 데도 도움이 되며, 몸이 차고 저혈압인 사람에게도 좋다. 감기약 대용으로 생강차를 끓여 먹는 경우가 있는데, 흰 파뿌리를 함께 넣어 진하게 끓여 마시면 더욱 효과적이다.

먼저 물 10ℓ와 생강 80g과 적당량의 설탕을 준비한다. 이때 생강은 크고 내부가 흰 것이 좋고, 마르고 가늘거나 시든 것은 좋지 않다. 먼저 생강의 껍질을 벗긴 후 저민다. 그리고 주전자에 넣고 물을 부어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천천히 달이면 된다.
생강차는 소음인에게 좋다. 


3) 기력을 찾게 하는 둥굴레차
둥굴레차는 황정차라고도 불리며, 황정 뿌리를 쪄서 재료로 쓴다. 황정은 본래 단맛과 구수한 맛을 갖고 있으며, 차로 끓이면 숭늉과 같은 구수한 맛이 우러나온다. 끓이는 방법도 간단한데, 물 2ℓ에 황정 40g을 넣고 15분 정도만 끓이면 구수한 둥굴레차가 된다.

둥굴레차는 자양 강장제로도 좋으며, 혈압을 내리고 심장과 폐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특히 몸의 기력을 북돋워 주고 통증이 있을 때 통증을 약화시켜 주기도 하는데, 이는 당분·회분 등 황정에 들어 있는 다량의 영양소 덕분이다.
둥굴레차는 태음인에게 좋다. 

 
4) 뼈의 노화를 방지하는 두충차
고혈압 환자에게 최고의 약차인 두충차는 두충나무의 잎이나 껍질을 재료로 한다. 두충차를 2∼3개월 복용하면 혈압이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고, 혈압강하제 복용으로 야기되는 위장 장애 및 어지럼증 등의 후유증을 겪을 염려도 없다.
또한 두충차는 노화되는 뼈의 조직이나 관절낭에 영양을 공급하고 퇴화를 방지해 퇴행성관절염에도 효능이 있으며, 신경통·요통과 성기능 감퇴 및 자궁이 약해져 생기는 습관성 유산 등에도 좋은 명약이다.

만드는 방법은 두충 잎이나 껍질을 잘게 썰어 약간 볶은 후, 뜨거운 물을 붓고 마시면 된다. 이때 1회 복용량은 15∼20g으로 제한하는 것이 적당하다. 또한 정력이 지나치게 왕성한 사람은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두충차는 소음인에게 좋다. 

 
5) 술독을 풀어주는 갈화차
술독을 풀어주는 데 효능이 있는 갈화차는 칡꽃을 재료로 한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채취하여 말린 칡꽃 100g을 준비한 뒤, 오미자 10개와 함께 주머니에 담고 물 2리터를 부어 15분 정도 끓이면 된다. 칡꽃만을 끓이면 맛이 덜하기 때문에 오미자를 곁들이게 된다.

효능은 술과 연관이 깊다. 술로 인한 후유증에는 갈화차만한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주독酒毒을 푸는 효능이 탁월하다. 즉 알콜 분해능력이 칡뿌리인 갈근에 비해 배 이상 높다. 또한 술로 생기는 열·구토·식욕부진·갈증 등을 해소하는 효능도 높으며, 각혈이나 하혈 등을 멈추게 하는 효과도 높다. 이 차는 태음인에게 좋다. 


6)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오가피차
오갈피나무의 뿌리 껍질을 차로 복용하는 것으로, 줄기 껍질을 이용하기도 한다.
오가피차의 주된 효능은 피로회복과 자양 강장에 있으며, 몇 년 전부터는 인삼과 같이 중추신경의 흥분에 효과적이라는 실험 결과가 발표돼 약차로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이 차를 장기간 복용하면 허리 및 다리 뼈를 튼튼히 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잎을 차로 이용하는 방법은 먼저 어린잎을 따 그늘에 말린 다음 잘게 부숴 보존한다. 차로 끓이려면 주전자에 물 8컵(1ℓ) 정도를 붓고, 보존해 둔 오가피 60g을 넣고 20분 정도 끓이면 된다. 끓이기 전에 오가피 가루를 살짝 볶으면 향기를 돋울 수 있고, 마실 때 설탕을 약간 넣으면 감미로움이 더해진다. 이 차는 태양인에게 좋다. 

 
7) 빈혈에 약효가 있는 감잎차
감나무 잎을 재료로 하는 감잎차는 예로부터 민간에서 즐겨 마시던 건강차다.
감잎에 있는 비타민 C와 비타민 A 그리고 클로로필(엽록소)이라는 성분은 괴혈병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고혈압 환자나 동맥경화 환자가 감잎차를 장복하면 혈압이 내리고 머리가 가벼워진다. 또 당뇨로 인한 갈증 해소에도 효과적이고, 딸꾹질이 멈추지 않을 때 묵은 생강과 감꼭지 말린 것을 달여 마시면 딸꾹질이 금새 없어진다 해서 민간요법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만드는 방법은 언제 감잎을 땄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6월에 딴 잎이라면 잘게 썰은 후 그늘에 말리면 되고, 7월에 딴 잎은 쪄서 말린 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정제한 감잎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감잎의 은은한 맛이 우러나오게 된다. 물론 농약을 친 감잎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감잎차는 태양인에게 좋다. 


8) 머리를 맑게 해주는 국화차
국화차에는 식용으로 쓰이는 황국黃菊이 재료로 사용된다. 국화에는 크리산테논 등의 정유·아데닌·콜린·스타키드린과 황색 색소인 크리산테민 등이 함유되어 있어 해열·해독 및 감기로 인한 두통에 좋고, 현기증·이명·부스럼·곽란·복통 등의 치료에 효과적이다.

만드는 방법은 국화 꽃잎을 뜨거운 소금물에 데친 후, 차가운 물에 헹구고 물기를 빼 보관한다. 이렇게 보관한 꽃잎을 꺼내 찻잔에 넣고 끓인 물을 부은 후 잎이 피어오르기를 기다렸다가 마시면 된다. 국화차는 태음인에게 좋다. 


9) 신장을 보해 주는 구기자차
중국 문헌에서는 구기자가 해열 효과가 있고, 기침 방지는 물론 피로회복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구기자는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질 정도로 한방이나 민간에서 자주 이용되어 왔다. 실제로 구기자는 면역 증강물질을 생성하고, 조혈 작용과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며, 침전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간장에 축적된 지방을 분해하고 혈당을 감소시키며, 신경쇠약·시력감퇴·정력감퇴에도 효험이 있어 만병통치약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구기자는 열매와 잎 모두를 차로 이용할 수 있다. 먼저 열매로 차를 만들 때는 차가운 물에 얼른 씻어 건진 후, 주전자에 열매를 넣고 고운 빛이 우러날 때까지 끓이면 된다. 잎을 이용할 경우에는 늦은 봄쯤에 딴 연한 잎을 손가락 마디만큼 채로 썰어 그늘에서 3일 정도 건조시킨 후 녹차 끓이듯 달이면 된다. 이 차는 소양인에 좋다. 


10) 하초를 보호하는 산수유차
산수유는 신腎의 음기를 보호하고 간에 좋다. 특히 하초가 약한 사람이 산수유차를 복용하면 하초의 기를 높일 수 있으며, 체질별로는 소양인에 좋은 차다.
산수유차는 물에 끓인 후 그 우러나오는 맛을 즐기는 것인데, 구기자와 같이 넣어서 끊여도 좋다. 

 
11) 오색五色의 맛을 띠는 오미자차
단맛·쓴맛·신맛·짠맛·매운맛 등 모든 맛을 다 갖고 있는 오미자차는 인체 내의 혈당치를 떨어뜨리는 효능이 있어 갈증이 심한 당뇨병 환자가 약차로 장복하면 좋고, 여름철 심한 갈증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간에 들어가서는 강장의 효소를 활성화시키므로 만성간염 환자에게도 좋으며, 조루 등 성기능 감퇴자에게도 효과적이다.

오미자차를 끓이는 방법은 먼저 오미자를 냉수에 씻어 건진 후 주전자에 넣고 한소끔 끓인 뒤 불을 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끓이는 시간을 맞추는 것인데, 지나치게 끓이면 떫은 맛이 나거나 한약 특유의 맛이 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오미자차는 태음인에게 좋다.

 


12) 장 기능을 촉진하는 계피차
녹나무과의 상록수로 키나몬·카시아의 껍질을 계피라 하며, 약용으로 쓰거나 차로 끓여 마신다. 생약 상태에서 씹으면 단맛이 나며, 혀가 마비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계피차를 만드는 방법은 계피를 짧게 잘라 깨끗이 씻은 다음, 물을 붓고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불을 줄이고 20분 간 은근히 달이면 된다. 그런 후 찌꺼기는 체로 걸러내고 우러난 물만 설탕을 타서 마신다.

계피차의 효능은 모든 장기의 기능을 촉진하는 데 있다. 계피는 정유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성분은 건위健胃·해열·진통에 효과적이고, 중추신경계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피의 순환을 왕성하게 한다. 계피차는 소음인에 좋다. 

 
13) 밥맛을 돋우어 주는 감초차
콩과에 속하는 감초는 뿌리가 달아서 감초라 불린다. 우리나라의 경우 북부지방과 중부지방에서 많이 재배된다.
감초차는 근육의 긴장을 풀거나 진해·거담 등에 효험이 있고, 글루크론산이 함유되어 있어 장을 조절하고 대사를 완만하게 하며 신경을 편안하게 해준다. 따라서 위궤양·노이로제 및 통증과 경련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만드는 방법은 건조시킨 감초 생약을 손질한 후, 10g 정도를 물이 가득 담긴 주전자에 넣고 30∼40분 간 끓이면 된다. 이 차는 소음인에 좋다. 

 
14) 여성들의 건강을 지키는 들깨차
자양 강장제로 효험이 있는 들깨차는 특히 여성의 건강과 미용에 효능이 있다. 들깨에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 E와 비타민 F가 미용차로서의 효능을 나타내며, 머리카락에 윤기가 없을 때도 효과적이다. 또한 들깨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고, 장기간 복용할 경우 정신이 맑아지며 흰머리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한편 천식과 산후 조리에도 유효하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들깨를 그늘에 말린 후 그대로 빻거나 살짝 볶아 가루를 낸다. 그런 후 찻잔에 가루를 넣고 끓인 물을 부어 마신다. 들깨차는 태음인에 좋다. 

 
15) 변비에 좋은 현미차
벼에서 왕겨만 제거한 현미를 차로 만든 것이 현미차다.
현미는 단백질·지방·비타민·칼슘·철분·망간 등 무기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데, 이 같은 성분은 인체에 좋은 영양소이다.
예를 들어 현미에 들어 있는 비타민 B1은 피로 예방과 체력 유지에 효능을 나타내고, 비타민 E와 리놀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산은 동맥경화의 치료와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 식물성 섬유는 장의 연동을 촉진하여 변비 예방과 장내 유해물질 제거에 효과적이다.

만드는 방법은 현미를 물에 살짝 씻어 건져내 겉에만 물기가 없게 말린 후, 알이 조금씩 하얗게 튀어나올 정도로 볶아준다. 이렇게 준비된 현미 1/2컵과 물 10컵을 주전자에 넣고 끓이면 된다. 기호에 따라 차를 마실 때 설탕을 약간 첨가해도 무관하다.
현미차는 모든 체질에 좋은 차다. 


16) 살을 빼주는 율무차
한방에서 곡차로 이용되는 율무차는 율무를 탈곡한 의이인을 사용한다.
율무차를 만드는 방법은 먼저 율무를 태우지 않도록 주의하여 약한 불에 천천히 볶은 후 용기에 보존한다. 이렇게 보존한 율무 25g을 물 600ml에 넣고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약한 불에 20∼30분 정도 달이면 된다.

율무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소량이지만 비타민 B1·칼슘·철분 등의 영양소도 들어 있어 각종 질환의 치료 및 예방에 효험이 있다.
예로부터 율무는 체내의 습기를 빼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왔으며, 기력을 돋우는 데 좋고, 기미와 주근깨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다량이 함유되어 있는 아미노산은 신진 대사를 원활히 하고 피로회복과 자양 강장에 더없는 효험을 발휘하는데, 이로 인해 여드름·부종·각기·신경통 등의 치료에 효능을 나타낸다. 또 밥맛을 없애주고 몸을 가볍게 하여 살을 빼주는 효과도 탁월하다. 율무차는 태음인에게 좋다. 

 
17) 눈을 밝혀주는 결명자차
콩과에 속하는 결명자의 일년초 열매를 사용하는 차를 결명자차라 하며, 하부차라 칭하기도 한다.
결명자는 글자 그대로 눈을 밝혀주는 약차로 정평이 나 있으며, 간장 질환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그래서 간 질환으로 인해 혈압이 오르거나 시력이 감퇴될 때 마시면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또한 혈압이 높아 생기는 두통, 가슴 답답증, 어지럼증에도 결명자가 좋으며, 결명자에 함유되어 있는 크리소피놀·에모딘과 같은 성분은 배변 작용을 원활하게 돕는다.

만드는 방법은 먼저 결명자를 살짝 볶는다. 간혹 결명자를 그냥 끓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하면 비린내가 심해 먹기 힘드므로 반드시 볶아 주어야 한다. 볶은 결명자 4큰술에 물 6컵 정도를 붓고 붉은빛이 돌 때까지 끓인 뒤, 잠깐 여유를 둔 후 따라 마신다.
결명자차는 소양인에게 좋다.

Posted by 성희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