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1. 05:45
비염
비염
코뼈가 휘어지거나 먼지 자주 마시면 코에 염증
코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코막힘 증상이 나타난다. 정상인은 숨 쉬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생활하지만 코가 수시로 막히는 환자의 경우 본인은 물론 주위의 사람에게도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코막힘의 원인 중에 가장 흔한 것이 비염이다. 국내에는 비염 환자 통계가 없지만 미국의 경우 일년에 전국민의 7분의 1 수준인 약 4000만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비염은 말 그대로 코에 생긴 염증인데 정확히는 코 안쪽 빈 공간인 비강의 표면에 생긴 염증을 뜻한다. 비염이 생기면 비점막이 부어 비강이 좁아지고 콧물이 많이 만들어져 코막힘을 악화시킨다. 또 비강구조의 변형으로 발생하는 만성비후성비염과 코 가운데 뼈가 휘어져 생기는 비중격만곡증도 비염의 흔한 원인 질환 중의 하나다. 대부분 자신의 코가 정확히 일직선이라고 생각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경우가 절반 이상이다.

▲ 그림·박상철

최근에는 꽃가루나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곰팡이, 음식물 등 주위에서 흔히 접하는 물질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과민한 반응을 하는 알레르기성 비염이 크게 늘고 있다. 이밖에 알레르기성 비염과 증상은 비슷하나 항원이 밝혀지지 않고 자율신경의 불균형에 의해 혈관이 확장돼 일어나는 혈관운동성비염과 코 옆의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는 만성부비동염(축농증)도 흔한 원인이다.

비염에 걸리면 코막힘이 자주 일어나고 코 먹은 소리를 하며 냄새를 잘 못 맡는다. 머리가 항상 무겁고 주의력이 산만해지며 감기에 자주 걸리게 된다. 또한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 불쾌감이 지속된다. 비염이 있는 사람은 만성적인 피로에 시달리기 쉽고 청소년의 경우 학습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코는 뇌로 산소를 보내는 첫 번째 관문인데 코막힘으로 만성적인 산소부족현상에 시달리게 되면 뇌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뇌는 우리 몸의 산소소비량 중 20% 이상을 소모하는 장기로서 산소의 원활한 공급이 뇌의 기능을 좌우하므로 비염이 있는 학생의 경우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다.

코에 이상이 생기면 미각에도 이상이 생겨 입맛이 떨어진다. 입맛이 없으니 당연히 잘 먹지 않게 된다. 때문에 성장기 아이들은 고른 영양섭취를 못하게 된다. 코 점막이 부어있으면 밤에 깊은 잠을 못자고 자주 깨게 돼 아이의 키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비염이 장기화되면 축농증, 중이염,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코는 외부의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관문이므로 코의 이상은 인체의 자정능력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을 방치하면 인체의 면역기능이 저하되어 감기에 잘 걸리고 알레르기성 천식이나 피부염이 속발하게 된다.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입으로 숨을 쉬는 습관이 생긴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다니게 돼 얼굴형이 총기가 없는 인상으로 바뀌게 된다. 이런 얼굴형을 아데노이드 얼굴형이라고 한다. 외모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위턱의 발육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어 치아의 부정교합과 이갈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비염은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인자가 복합된 질환으로 완치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염의 치료약으로는 항히스타민제와 코에 뿌리는 국소용 스테로이드를 사용한다.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제제는 먹는 약에 비해 전신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빨라 널리 쓰이고 있으나 코 점막 수축제의 경우 습관적으로 장기간 사용할 경우 오히려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면역요법은 알레르기 비염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지만 장기간 주사를 맞아야 하므로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별로 사용되지 않는다.

그 다음 방법이 수술법이다. 수술 자체가 비염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코 점막을 응고시켜 코막힘을 해결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시행된다. 또 치료가 방해되는 콧속의 구조적 변형이 있을 때 교정을 위해서 수술을 한다.

박준동 주간조선기자

Posted by 성희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