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수저라고 해서 모든 종류의 독을 감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던 독에 비상(砒霜)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비상은 As2S3(웅황), AsS(계관석), FeAsS(독사)와 같은 비소와 황의 화합물입니다. 이는 규산염 형태의 광물을 가열 승화시켜 결정을 얻으며, 색은 순백색을 띠며 냄새가 없습니다.

살충제, 제초제, 그리고 소량으로 의약으로도 사용하지만 장기복용은 중독증세를 발하기도 합니다.

은 수저는 공기중이나 물에 대해 비교적 안정하지만, 오존이나 질산, 황산에 대해서는 반응이 일어납니다.

따라서 음식물 속에 이 비상 성분이 들어가 있으면, 비상속의 황과 은수저가 반응하여 표면이 검게 변하게 됩니다. 이를 은의 검은 녹이라고 부르는데, 화학식으로는 Ag2S(황화은)이 됩니다. 이 과정은 은수저로 달걀을 먹을 때에도 나타나게 됩니다.

달걀은 익으면서 노른자와 흰자 사이에 황녹색의 황화철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 황화철과 은수저가 반응하면서 은수저의 표면이 검게 변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달걀을 먹을 때, 은수저로 먹으면 안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은수저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공기 중에서도 반응하여 검은 녹이 생길 수도 있는데, 여러 원인이 의해 생긴 검은녹은 알루미늄 호일을 소금물에 넣어 끓이면, 자연스레 검은 녹에서 은이 환원되어 나오게 됩니다.

이때 분해된 황성분은 황화수소(H2S)가 되어 달걀썩는 냄새와 같은 악취를 풍기게 됩니다.

Posted by 성희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