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나 몸냄새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냄새는 주위사람들에게 역겨움을 줄 뿐만 아니라 본인도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가급적 상대방과 거리를 두려고 애쓰고, 결국은 사람을 피하게 된다.

조사에 의하면 전 인구의 50~65%가 입냄새로 고민하거나 고통 받은 적이 있고 몸냄새도 100명당 1~2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신은 물론 상대방을 고통스럽게 하는 입냄새와 몸냄새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입냄새

입냄새가 나는 가장 흔하면서도 중요한 원인은 치태에 의한 치주질환이다. 또한 치아나 혀에 붙어 있는 음식물 찌꺼기가 구강 미생물에 의해 부패될 때, 충치로 인해 치아가 썩었을 때, 의치의 위생 상태가 청결하지 못할 때도 냄새가 나게 된다. 입 속에는 300여종의 미생물이 있는데 특히 공기를 싫어하는 ‘혐기성 세균’의 활동이 활발한 경우 입냄새가 많이 난다. 혀에 희거나 누런 밀가루반죽 모양의 ‘설태’는 혐기성 세균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입냄새를 낳게 된다. 또한 입안에 침이 부족해 균이 많이 증식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구강 외에도 소화기 질환에 의한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위에서 식도로 위산이 역류하는 위식도 역류 질환 ▲식도벽이 약해진 곳으로 점막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상부식도 게실 ▲소화성 궤양이나 위암에 의한 유문 협착 ▲당뇨병이나 침윤성 위암에 의한 위 운동의 저하로 음식물 배출의 지연 ▲췌장이나 소장 질환에 의한 흡수 장애 ▲위 점막에 기생하면서 만성위염, 소화성 궤양을 일으키고 위암의 발생과도 관계가 있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세균에 의해 입냄새가 날 수 있다. 이러한 소화기질환에 의한 구취는 내시경검사 또는 상부위장관 조영술,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 검사, 복부(간담도) 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게 되며 그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없어진다.

이밖에 기도에 염증이 있거나 코뼈가 비뚤어진 경우, 편도선에 염증이 생겼을 경우, 담낭에 염증이 있거나 빈혈·혈우병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에서도 입냄새가 날 수 있다. 입냄새는 침의 분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뒤나 심한 공복 상태일 때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입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입냄새가 나는 것도 침의 분비가 줄어 입냄새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신경을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입안이 바짝 마르는 것을 경험했다면 쉽게 알 수 있다.

과음도 원인이다.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아세톤’이란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아세톤을 원활히 처리할 수 없거나 과다 축적되면 그만큼 혈중 농도가 높아지므로 폐에서 가스 교환을 할 때 숨을 내쉬는 과정에서 독한 냄새를 발산하게 된다.

여자들의 경우에는 월경기간에 입냄새가 심해질 수 있는데 이는 난소에서 분비되는 황체호르몬이 체내의 황화합물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몸냄새

체취는 땀 성분 자체가 아닌 땀샘 때문에 난다. 땀샘에는 순수하게 땀을 내는 에크린선과 지방산 및 유기물질을 배출하는 아포크린선이 있다. 이중 냄새를 나게 하는 것이 아포크린선이다. 아포크린선이 많은 겨드랑이, 음부 등에 주로 사는 박테리아가 몸에서 배출된 지방산과 결합해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아포크린선은 2차 성장이 시작되는 청소년기부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냄새를 발산하게 된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은 콜린 성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콜린이 많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달걀, 생선, 간, 콩 등이 있는데 이들 음식이 비릿한 냄새를 나게 한다. 따라서 체취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이런 음식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몸냄새가 그리 심하지 않다면 약용비누나 향료 등 방취제를 사용하고 샤워를 자주하는 등 청결을 유지하면 어느 정도 냄새를 줄일 수 있다. 땀이 많이 나면 냄새가 더 심해지기 때문에 발한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고 파우더 등을 뿌려 겨드랑이를 건조하게 유지하면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다. 겨드랑이 털을 제거하는 방법도 있지만 효과는 일시적이다.

근본적인 치료법은 땀이 생산되는 아포크린선을 제거하는 것. 예전의 수술법은 아포크린선 부위를 모두 절제하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흉터가 남고 피부가 당기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현재는 다른 방법이 사용된다. 즉 겨드랑이 피부를 조금 잘라 피부밑 조직부위에 분포한 아포크린선과 모근을 제거해 다시 꿰매는 것. 재발률은 8~10% 정도다. 최근에는 지방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초음파 지방흡입기나 레이저 절연침 등을 이용해 아포크린선을 제거하기도 한다.


도움말:이종철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김수용 교수(건양대병원 치과)·임이석 박사(테마피부과)


◇입냄새 예방수칙

▲식사 후에는 반드시 이를 닦는다:식후 입 안에 낀 음식 찌꺼기는 20분이 지나면 부패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음식은 잘 씹어 먹는다:침의 분비가 활발해져 입안이 깨끗해지고 소화 작용을 도와 위장에서 가스가 발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혀에 낀 설태를 닦아 낸다:설태는 썩은 달걀과 같은 냄새를 풍긴다. 1일 1회 이상 타월이나 가제 등으로 닦아 낼 것.

▲대화를 많이 한다:혀 운동이 되면서 침 분비량이 늘어 구강내 자정작용이 활발해진다.

▲스트레스를 다스려라:긴장과 피로가 누적되면 침의 분비가 줄어들어 입냄새의 원인이 된다.

▲과음,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갖도록 한다.


〈이준규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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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성희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