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과거의 질병이 아닙니다.
작성자 오윤정(아주대 호흡기내과) 등록일 2006.11.20 조회수 44




최근 회사원 K씨는 의사로부터 결핵이니 최소한 6개월간 약을 먹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K씨는 '아니, 요즘 세상에도 결핵이 있나? 그런데 왜 내가 결핵에 걸렸을까? 주변에 결핵 걸린 사람도 없고, 먹는 것도 잘 먹는데..., 그럼 가족들은 어떡해야 하나? 직장은 그만둬야 하나?' 불안하기만 하다. K씨의 경우처럼 과거에 많이 걸렸던 병이라고 알고 있는 결핵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결핵은 못 먹고 못 사는 후진국에서나 걸리는 줄 알았던 환자들은 아직도 우리 나라에 결핵 환자가 많다는 사실에 놀란다.

우리 나라 보건의료수준의 향상과 사회 경제적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결핵환자 수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2005년 한 해 동안 새로 발견되어 보고 된 결핵환자 수는 3만 5천 여명,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3천 여명으로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 결핵의 또 다른 문제점은 바로 20~30대 젊은 층에 결핵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 젊은 결핵 환자들은 활동이 적고, 주로 집안에서 생활하는 노인층 결핵환자에 비해 사회활동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병을 다른 사람에게 퍼트릴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비록 결핵이 완치되었다 하더라도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이 다시 재발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편, 결핵과 함께 최근 증가하고 있는 폐질환이 있는데 바로 '비결핵항상균'이다. 비결핵항상균이란 결핵과 나병균을 제외한 다른 마이코박테리아를 말한다. 결핵균이 한 번이라도 검출되면 확진되는 결핵과는 달리, 비결핵항상균은 토양이나 물에 흔히 존재하는 균이므로 단순한 오염일 수도 있으며, 한번 검출되었다고 해서 결핵처럼 바로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객담도말검사에서 사용하는 항산균 염색법은 결핵균 이외에도 다른 항산균도 같이 염색이 되기 때문에 4~8주 후 객담배양검사 결과가 나온 후에야 결핵균인지 비결핵항상균인지를 알 수 있다. 비결핵항상균으 치료는 미국흉부학회진단기준(1997년)에 따라 하게 되는데 증상(기침, 피로, 객혈, 체중감소 등)이 있으면서 흉부사진상 이상 소견이 있고 객담검사에서 두 번 이상 양성소견을 보이는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비결핵성 마이코박테리아 폐질환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한다. 이제 가족 중 결핵 환자가 있거나 본인이 결핵으로 진단되었을 때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결핵에 대해 알아 보자.

결핵은 전염되는 병이지, 유전병 아니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결핵환자의 가족 중에 또 다른 결핵환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환자의 몸에서 나온 결핵균에 다른 사람이 전염된 것이지, 유전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과거 효과적인 결핵 치료약이 없던 시절에는 결핵환자가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도록 병원이나 요양소에 환자를 격리했던 경우가 있었지만, 현재 나와 있는 결핵약은 처음 2주 정도만 꾸준히 복용하면 결핵균이 몸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옮길 가능성은 매우 떨어진다. 따라서 결핵환자의 전염성이 가장 문제가 되는 기간은 환자가 결핵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한 이후가 아니라 결핵을 진단받기 이전의 시기라는 것을 기억하고, 본인이나 가족 등 주변 사람들에게 결핵이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하면 미루지 말고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결핵 치료 중 건강보조식품 함부로 먹으면 안돼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상당히 많은 양의 약을 매일 먹어야 한다. 그리고 결핵약의 대부분은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간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보약이나 개소주 등 건강보조식품을 함부로 먹게 되면 거기에 포함된 각종 화학물질이 간에 더 많은 부담을 주게 된다. 결핵약을 먹고 있는 환자는 치료기간 동안 함부로 한약이나 다른 건강보조식품을 먹어서는 절대 안 된다.

치료 시작한 환자는 전염성 거의 문제 안돼

지금도 가래에서 결핵균이 나오고 기침을 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전염시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환자의 몸에서 배출되는 균수가 줄어들어 급격히 전염력이 감소되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전염성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족 중에 면역력이 약한 소아가 있을 경우 치료 시작 후 2주 정도는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환자 가족 중 6세 미만 소아는 꼭 의사와 상의 해야

결핵환자의 가족 중에 면역력이 약한 6세 미만의 소아가 있을 경우 결핵균에 감염되면 결핵 발병 위험이 높고, 결핵성 뇌막염과 같은 치명적인 결핵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따라서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를 방문하여 예방화학 치료 여부에 대해 꼭 상의해야 한다. 결핵환자와 접촉한 6세 미만의 어린이는 왼팔 전박의 내측부위에 투베르쿨린 0.1cc를 피내 주사하여 72시간 뒤에 반응을 검사하는 투베르쿨린 반응검사를 시행한다. 어린이가 BCG를 맞은 흔적이 있고 투베르쿨린 검사에서 경결의 크기가 10mm 이상이면 흉부방사선 촬영을 하게 되는데, 촬영결과 폐에서 결핵 병변이 확인될 경우 결핵치료를 시작하고, 결핵병변이 보이지 않을 경우 '아이나(isoniazid)'라는 약으로 결핵 예방화학 치료를 한다.

대개는 학교나 직장생활 정상적으로 수행 가능

결핵환자는 대개의 경우 체력적으로는 학교나 직장생활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다. 다만 다른 사람에 대한 전염 가능성이 문제인데, 만약 객담도말검사에서 균이 나오지 않는다면 전염 가능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객담도말검사에서 균이 나왔던 환자라도, 제대로 치료하면 급속히 전염성이 없어지므로 계속 학교나 직장을 다니면서 치료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면 보름 정도 병가를 내면 충분할 것이다.

증상 없어져도 최소 6개월간은 꾸준히 약을 복용

폐결핵의 증상은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빠른 시일 내에 좋아진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이 없어졌다고 해서 결핵이 완치된 것은 절대 아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많은 수의 결핵균이 몸 속에 숨어서 잠복하고 있기 때문에 결핵약을 끊게 되면 다시 결핵균이 증식하면서 증상이 재발할 뿐 아니라, 현재 복용 중인 약에 대해 내성을 가진 균이 발생하면서 치료에 실패할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증상이 좋아졌다 하더라도 최소한 6개월 동안은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한다.

주의할 음식 없고 골고루 섭취해야 치료에 도움

결핵 치료를 하는 동안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별히 몸에 좋거나 피해야 할 음식은 없다. 다만, 한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의 경우 결핵치료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치명적인 간독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결핵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폐기능이 더 나빠져 호흡곤란을 가져올 수 있고, 이차적 세균감염 등을 유발할 수 있으니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출처: 365홈케어
Posted by 성희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