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로 엿본 심리학 | 의학 2004/03/11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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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를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참 묘하다.

미국에서 한 실험이다.

1달러(약 1200원)짜리 로또를 산 53명을 대상으로 되팔라고 말할 때 얼마를 요구하느냐다.

자신이 직접 번호를 고른 사람은 평균 8달러(9600원)를, 컴퓨터가 골라준 사람은 평균 2달러(2400원)를 되파는 가격으로 불렀다.

또 직접 번호를 고른 사람 중 10명, 그렇지 않은 사람 중 5명은 아예 팔 생각이 없다고 했다.

저마다 자신이 산 로또, 특히 자신이 번호를 고른 로또는 당첨될 가능성이 훨씬 큰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로또 각각의 당첨 확률은 동일하다.

중앙대 심리학과 이재호 교수는 "번호를 고를 때 자신이 얼마만큼 관여를 했느냐에 따라 애착과 당첨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아진다"고 해석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 로또가 도입될 때 사회.심리학적 영향에 대한 연구를 맡았었다.

로또를 다른 로또와 바꾸는데도 보상에 따라 동의하는 수에 큰 차이가 났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연구팀에 따르면 로또를 또 다른 로또로 바꾸는 조건으로 약간의 돈을 주겠다는 약속을 할 때의 동의는 실험 참가자의 50%였다.

그러나 현장에서 50센트(약 600원)와 또다른 로또 한장을 준다고 하자 90%가 기꺼이 교환에 응했다.

직접적인 보상이 약속어음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사람들은 대부분 로또 번호를 직접 고르되 무작위로 하며, 자신의 생일.기념일 등을 고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대각선이나 특정한 형태로 번호를 찍는 사람은 10명 중 1.5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이 어떻게 번호를 선택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연구는 아직 없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민은행에서 단순하게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회 구입 때 직접 번호를 고르는 빈도가 5.26회, 기계가 골라주는 경우가 4.74번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아직 직접 고르는 횟수가 미국에 비해 낮은 상태다.

직접 번호를 선택하는 사람은 20대의 남자이며, 자주 사지 않는 층이었다.

로또 1등에 당첨되면 돈벼락을 맞는다.

우리나라나 미국 할 것 없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한꺼번에 받는다.

그러나 미국의 조사에서 로또 당첨자들의 삶의 만족도는 1년도 못돼 평범한 사람들과 같아졌다.

보통 사람의 생활 만족도는 4점.교통사고를 당해 절망에 빠졌던 사람들도 사고 뒤 1년도 안 돼 역시 그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점으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로또 당첨자들의 생활 만족도가 일반인들의 생각처럼 높지 않은 것은 의외다.

이 교수는 "로또 당첨자들의 상당수는 로또가 당첨될 당시 짜릿할 정도의 최고 만족도를 맛본 만큼 그런 자극이 계속되지 않아 만족도가 급속하게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로또를 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성향은 어떨까. 영국에서 한 연구에 따르면 자기 통제력이 낮은 사람이 자주 로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가 로또를 자주 하면 그 자녀들도 로또를 할 확률이 높다.

가정 환경이 자녀에게도 영향을 미치는데, 로또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Posted by 성희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