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만의 성이야기
마른 장작은 과연 화력이 센가?




글┃정정만 /준남성클리닉 원장

6.25 전쟁 전후, 무심한 표정으로 사진에 찍힌 우리 나라 사람들의 몰골은 영락없이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난민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반세기가 지난 요즘, 우리 나라에서는 다이어트 열풍이 뜨겁다. 심지어 다이어트 공화국이라고까지 대서특필되는 기사를 보면 실로 격세지감이 새롭다. 과열 다이어트로 건강을 해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생명까지 반납하는 여성도 있다.

여성의 성적매력은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달라
여성의 아름다움과 성적 매력은 시대와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다. 르느와르, 루벤스, 고야의 그림에 등장한 미인상은 한결같이 가슴이 풍만하고 허리와 엉덩이가 푸짐한 여인들이다.
당시에는 통통한 여인들이 여성미와 성적인 아름다움의 상징이었음이 분명하다. 오늘날에도 중앙아프리카와 서부 인디안 여인들은 살을 붙여가며 자신의 성적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쓴다고 한다. 한때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엔 비만이 ‘부티'의 상징이었던 때도 있었다. 적당히 살이 오른 몸매라면 사실 비쩍 마른 몸보다는 ‘있어' 보이고 보기 좋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비만의 정도이다.
요즈음은 위성방송 덕분에 TV화면으로 일본 씨름경기를 실시간에 구경할 수 있다.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소금을 한 움큼 집어들고 씨름판에 흩뿌려 날리는가 하면 육중한 양다리를 하나씩 벌리는 제법 섹시(?)한 가랑이 춤을 추기도 한다. 그리고 상대방을 노려보다 심판의 신호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거대한 체구를 탱크처럼 정면충돌시켜 필사적으로 상대방을 몰아내거나 넘어뜨리려고 기를 쓴다. 기량이 필요한 건지 아닌지도 의심이 갈 정도로 오직 무게의 양적인 차이만이 판세를 좌우하는 듯하다. 한결같이 상상을 초월하는 거구들이다. 거구라기보단 마치 엄청난 비계덩어리들이 모여 뒹구는 놀이 같다. 배와 가슴, 넓적다리 부분의 살덩어리들은 아예 축축 처져 위로 끌어올려야 몸이 가누어질 정도다.
한때 일본 씨름의 최고 영예인 요꼬즈나에 등극했던 고니시끼라는 스모 선수는 체중이 230kg을 웃도는 거구이다. 허벅지가 웬만한 사람의 허리통 크기이고 팔뚝이 전봇대만 하다.
게다가 앞치마처럼 출렁거리는 아랫배의 기름덩어리라니. 그 기형적인 몸체를 흔들어대며 모래판을 어슬렁거리는 그를 보면 가히 충격적이다. 그런데도 그의 첫 번째 아내는 체중 45kg 정도에 불과한 유명 모델 출신이었다. 45kg과 230kg의 남녀가 무분별하게 엉켜 구르는 이인무(二人舞). 거대한 암반에 깔린 가냘픈 여인이 목숨이나 부지할까 하는 걱정이 끼어 든다. 혹시 질식하여 발버둥치다 압사하진 않을까? 하지만 그들 부부가 헤어졌다는 소문이 들린다. 혹시 푹신한 돈방석 때문에 결혼한 것이 아닐까? 돈방석도 하루 이틀이지 그게 어디 섹스의 쾌미와 견주겠는가? 비계 덩어리에 파묻힌 페니스가 제대로 방망이 구실을 했을 리 만무하고...... 음상에 그려진 호기심과 의문이 계속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비만은 남자의 성능에 장애요인
그렇다면 과연 비만과 남자의 성력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뚱뚱한 남자는 제대로 성적인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일까? “마른 장작이 화력이 좋다"라는 시쳇말은 진짜 옳은 얘기일까? 비만이 남자의 성능에 미칠 수 있는 직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그러나 비만은 남자의 성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성인병에 대한 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이차적으로 남자의 성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자신의 키에 알맞는 정상 체중은 자신의 신장에서 100을 감한 후 0.9를 곱하면 얻을 수가 있다. 정상 체중보다 10%를 초과할 때 과체중이라고 말하고 20%를 초과하면 비만이라고 한다. 비만이라고 판정되면 여러 가지 성인병에 민감해진다. 대표적인 예가 당뇨병이다. 비만한 남성은 당뇨병에 걸릴 수 있는 확률이 5-10배 높아진다. 대개 인슐린 비(非)의존성으로서 인슐린 저항성이 높고 고인슐린 혈증을 초래한다. 고인슐린 혈증이 지질대사 이상을 불러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동맥경화증을 병발한다. 따라서 고혈압은 물론 관상동맥과 발기동맥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져 동맥의 탄력성이 줄어들고 내경이 감소되어 발기부전을 초래하는 것이다.
또 비만이 시상하부-뇌하수체-고환의 남성 발전축에 이상을 초래하여 성선기능저하증을 야기한다. 남성호르몬의 생산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 남성호르몬은 성욕과 발기력에 필요한 물질로써 체내의 남성 호르몬치가 떨어지면 성욕이 감소되고 발기력이 줄어든다. 따라서 비만은 간접적으로 성욕과 발기력을 감퇴시키며 사정의 분출력과 극치감의 크기와 색깔을 저하시킬 수 있다. 여성 비만의 경우는 남성보다는 심하지 않지만 성욕저하, 질 분비물 감소, 극치감의 후퇴 등을 부르기도 한다. 또 시상하부에 이상이 생겨 과식을 하거나 월경불순 또는 무월경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성적 행동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비만한 남성은 전치골 부위에 다량의 지방이 쌓이기 때문에 페니스가 그 지방더미에 파묻히는 함몰음경이 많이 나타난다. 함몰음경은 발기가 되어도 페니스가 밖으로 돌출 되지 않아 남녀 성기간의 기계적 결합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그 외에도 비만에 의한 정신적 문제가 여러 가지 성기능을 후퇴시키기도 한다. 어린 시절부터 심각한 비만에 시달린 경우는 성장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아 우울증이나 불안증에 빠질 수 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약 40% 가량은 전혀 발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보고가 있다.

지속적인 운동으로 자신있는 성활동을
하지만 여성들이여! 비만한 남자를 외면하지 말라. 마른 남자들이 즐겨 애송하는 “마른 장작이 오래 탄다"는 속설은 다분히 자위적 루머일 뿐이다. 빈약한 체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페니스가 커 보이는 장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쉽게 불이 붙은 만큼 쉽게 꺼지는 마른 장작보다는, 통통하고 속이 실한 통나무가 일단 불이 붙기만 하면 마른 장작보다 더 오랫동안 무서운 불길을 토해낸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실제로 정상체중의 60% 정도를 초과하는 비만이라면 생물학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혈중 테스토스테론치가 정상 범위를 유지한다. 다만 적절한 운동과 영양식을 섭취하여 성인병의 병발을 예방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정상체중보다 100%가 넘는 심한 비만증은 내분비축에 이상을 초래하여 성선 기능이 떨어지고 여러 가지 성적 문제점을 노출시킨다. 성욕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발기부전과 남성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심각한 비만은 성인 남자에게 치명적인 성기능 장애요인 중의 하나임을 명심하고 단 하루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말 것이며, 비만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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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남성의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준남성클리닉(3442-6977-8)을 개설한 이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남성클리닉을 표방한데 이어 ‘고개숙인 남자’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신촌로타리』,『남자의 성』,『His & Hers』등 10편의 수필집을 펴냈다.
현재 문인협회 회원이며 이대, 연세대학 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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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성희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