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27. 15:30
물놀이 후 귀가 아파요… 여름철 귓병
민영(10)이는 토요일인 8일 가족들과 물놀이 시설에서 잠수도 하고 워터슬라이드도 타며 하루종일 재미있게 놀았다. 그런데 월요일쯤 되자 귀가 조금씩 가렵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귀가 참을 수 없이 아프면서 푸른 고름까지 나왔다. 이비인후과를 찾아가자 의사는 “수영장 물에 많이 있는 녹농균이라는 균에 감염된 것으로 여름철에 흔한 귓병”이라며 “약을 먹고 일주일 정도만 치료를 받으면 쉽게 낫는다”고 설명했다.
물놀이를 즐기기 마련인 여름철에는 눈병 뿐 아니라 귓병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귓병은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는 흔한 병답게 제때 치료를 받으면 금새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중이염 등으로 발전해 고질병이 될 수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 물놀이 후 귀를 억지로 후비면 외이도염
물놀이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기는 게 ‘외이도염’이다. 이는 귀구멍에서 고막 직전(외이도)까지의 귀 입구 부분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걸 말한다.
잠수 놀이를 하면 귀에 물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이때 물을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귀 안이 축축해지면서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돼 귓병이 생길 수 있다. 물 자체보다는 물을 억지로 빼내기 위해 귀를 무리하게 후비다가 물러진 귀 안쪽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서 이 곳에 세균이 침투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녹농균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푸른 고름이 나오게 하는 세균이다. 바다와 계곡 보다는 수영장 물 표면에 더 많은 녹농균은 물 소독약에도 쉽게 죽지 않고, 30도가 넘을 때 잘 증식돼 여름철 귓병의 주 원인이 된다.
외이도염은 물놀이를 갔다 온 후 1~2일이 지나면 가려워지며 증상이 나타난 뒤 3일쯤 되면 통증과 함께 고름이 나오는 게 보통이다. 귀가 먹먹하거나 잘 안 들리는 경우, 귀를 후빈 후 귀가 아프고 붓는 경우, 진물이 흐르다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못 정도로 아프고 입을 벌리기 힘든 경우도 있다.
특히 귓바퀴를 당길 때 통증이 심해지면 외이도염을 의심하는 게 좋다. 이쯤 되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귀를 소독하고, 항생제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쉽게 낫는다. 하지만 병원을 찾지 않고 방치하다가는 가려움증에 시달리는 만성외이도염 또는 중이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 코를 세게 푼 후 귀가 아프면 급성중이염
외이가 아닌 중이(고막과 고막 안쪽 공간)쪽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게 수영 후 코를 세게 풀었는데, 며칠 뒤 귀가 아프게 되는 경우다. 코를 세게 풀게 되면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을 타고 콧물의 세균이 중이 속으로 들어가 염증이 생기게 된다.
특히 물놀이 후 아이들은 감기에 잘 걸리게 되는데, 코가 막혔다고 세게 풀면 급성중이염이 생길 수도 있다.
이때는 보통 통증과 함께 열이 나기도 하며 심할 경우 고막이 터져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만일 가만히 있어도 심한 통증이 일어나면 급성중이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이비인후과에서 귀를 보면 고막이 빨갛게 충혈돼 있고 부풀거나 심하면 고막 안쪽에 고름이 차 있다. 치료를 받으며 약을 복용하면 7~10일 정도 후에 낫는다.
◆ 귀 속 귀지가 물에 불어서'먹먹!'
여름철에는 너무 많은 귀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놀이 등으로 귀에 물이 들어가게 되면 귀지가 불어서 귀를 압박해 ‘먹먹’한 느낌이 들거나, 뭔가 귀 안에서 ‘통통’움직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수영장의 오염된 물에 불어버린 귀지는 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외이도염이 쉽게 생기기도 한다.
물론 동양인에게는 마른 귀지가 많아 보통 귀지는 저절로 밖으로 빠져 나온다. 하지만 사람들 중 5~10%는 끈적이는 습한 귀지가 있어 밖으로 잘 배출이 안 되고 쉽게 쌓이게 된다. 귀지는 집에서 제거하기 힘든 경우 이비인후과를 찾아 제거할 수 있다. 너무 딱딱한 귀지가 귀에 꽉 차 있으면 귀지를 녹이는 약을 넣은 뒤 조금씩 걷어내면 된다.
◆ 물놀이 후 귀 후비지 말고 드라이로 말리세요
여름철 귓병 예방을 위해서는 귓구멍의 청결과 건조가 제일 중요하다.
우선 물놀이 후에는 더러운 손 또는 금속성 귀이개로 귀를 후비지 않는 게 현명하다. 대신 깨끗한 물로 씻은 다음 면봉으로 긁지 말고 귀 속의 물기만 흡수하는 게 좋다. 또 선풍기, 드라이의 찬바람을 이용해 귀를 말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고막에 구멍이 있거나 귓병을 앓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귀마개를 착용,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도움말=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이비인후과 정진혁 교수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한국일보 200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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