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문에 작은 기사 하나가 실렸다. ‘상처 상식, 이젠 제대로 알자’라는 제목의 기사는 지금까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아오던 내용의 잘못된 점을 콕콕 집어줘 눈길을 끌었다. 이 기사에 대한 더 깊고 정확한 전문가의 답변을 들어보았다.
상처 부위에 반창고나 거즈를 붙여서는 안 된다
“상처 부위는 가급적 촉촉하게 유지해야 한다. 건조한 상태보다 수분이 적당히 유지된 촉촉한 상태에서 피부 세포는 빠르게 재생된다. 그러나 마른 거즈와 반창고를 대면 상처 부위가 건조해질 뿐 아니라, 진물까지 모두 흡수해버리므로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한다.”
No! 염증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100% 옳다고 할 수 없다. 일회용 밴드나 반창고, 거즈는 상처 부위를 건조하게 해 딱지를 형성하므로 되도록 붙이지 않는 게 좋지만 염증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염증이 있을 때 젖은 거즈를 사용하면 염증이 더 진행된다. 마른 거즈를 이용해서 상처 부위가 깨끗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요즘 습윤 드레싱 기능이 탁월해 흉터가 남지 않는 일회용 밴드가 많이 판매되고 있으니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듯.
상처에 물이 들어가면 곪는다는 이야기는 엉터리
“상처를 입으면 가장 먼저 흐르는 수돗물에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어야 한다. 상처를 입은 부위가 지저분하거나 더러운 경우엔 비누를 사용해서 씻는 게 좋다. 물이 고일 수 있는 움푹 파인 상처는 경우에 따라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Yes! 깨끗한 물을 사용한다면 충분한 소독 효과가 있다
맞는 이야기. 깨끗한 물이라면 충분한 소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상처를 입은 부위가 지저분하거나 더러운 경우엔 비누를 사용하고 상처가 아물어갈 때 가끔씩 흐르는 물로 상처 부위를 씻어주는 것이 좋다. 염증을 일으키는 것은 물이 아니라 세균이므로 물이 들어가면 곪는다는 얘기는 옳지 않다. 단 이물질이 있으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이물질이 있으면 염증이 더욱 빨리 진행되기 때문.
상처의 진물은 닦아내면 안 된다
“상처에서 생기는 진물에는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는 여러 가지 성장 호르몬이 포함돼 있으므로 절대 닦아내선 안 된다. 욕창 환자나 당뇨병 환자 등의 만성 상처에서 나는 진물은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닦아내야 한다.”
No! 오염된 부위는 제거해야 한다
오염된 부위는 조심스럽게 제거해줘야 한다. 단, 혈액 공급이 안 되는 조직은 제거를 고려해야 한다. 거즈를 흠뻑 적시면 거즈를 갈아주든지, 적신 거즈 위를 새로운 거즈로 덮어야 염증을 방지할 수 있다. 상처가 지저분하면 상처 부위에 마른 거즈를 대고 약간 아프더라도 분비물과 같이 달라붙은 거즈를 재빨리 뜯어내는 방법도 상처 오염 방지를 위해 병원에서 쓰는 방법이다.
물집은 터트리지 말자
“상처 분비물(진물)에 피부 재생에 필요한 성장인자가 듬뿍 함유돼 있으므로 물집이 생겼을 때 수포를 터트리는 것보다 내버려둘 때 피부가 더 빨리 재생한다.”
So So! 물집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물집을 터트리면 상처가 외부에 마찰하면서 오염될 염려가 있고 피부 재생이 느려져 흉터로 남을 가능성이 놓다.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터트리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물집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달라지는데 직경이 2cm 이상인 물집(특히 화상)은 흡수가 안 되므로 제거하기도 한다. 단 염증을 유발하지 않는 깨끗한 환경에서 시도해야 오염을 막을 수 있다.
딱지가 앉는다고 해서 상처가 아무는 것이 아니다
“상처 부위의 진물이 말라 딱지(가피)가 생기는데, 재생되는 피부 조직은 생리적으로 촉촉한 환경을 찾아 이동하므로 딱지 밑 세포의 이동은 느려지게 된다. 이 때문에 딱지가 생기면 상처 회복이 더뎌질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Yes! 딱지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다
소위 말하는 ‘딱지’ 아래 부위에 염증에 의한 고름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상처가 아문다고 할 수 없다. 때문에 딱지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최선의 방법. 만약 생겼다면 작은 크기는 그대로 둔다. 상피세포가 만들어지면서 저절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딱지가 크고 고름 등의 분비물이 나오면 세포 재생을 막기 때문에 떼내는 게 좋다. 표면을 축축하게 한 뒤 생리식염수에 적신 거즈나 솜으로 조심스럽게 제거한다.
다친 곳을 소독하는 것은 최우선의 방법이 아니다
“가벼운 상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소독할 필요가 없다. 단, 상처가 심하게 오염돼 감염이 우려되는 경우나, 얼마나 감염됐는지 겉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엔 소독을 하고 예방 목적으로 항생제 연고를 바를 필요가 있다.”
No! 오염된 부위는 반드시 소독이 필요하다
가벼운 상처라도 오염된 부위는 반드시 소독을 해주어야 한다. 상처 부위를 흐르는 물로 씻는 정도라도 소독은 꼭 거쳐야 한다. 이는 세균을 죽이는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더 큰 염증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염증이 생기면 상처가 더디게 아물고, 흉터도 많이 남게 된다. 소독약은 상처 부위보다는 상처의 주위 피부에 바르면 세균의 이동을 막을 수 있다.
약국에서 파는 상처 치료제, 뭘 고를까?
습식 드레싱 ∥ 듀오덤, 메디폼, 알레빈, 컴필플러스 그리고 옵사이트
요즘 새롭게 TV 광고를 통해 알려지게 된, ‘딱지가 생기지 않는다’는 컨셉트의 제품. 일반적으로 일회용 반창고를 사용하면 상처 부위가 공기와 접촉하게 되어 딱지가 앉게 되고 딱지가 앉으면 흉터가 남게 마련. 게다가 상처가 햇빛을 받게 되면 상처 부위가 짙은 색상을 띠어 외관상 좋지 않다. 습윤 드레싱제는 그런 문제점을 보완한 제품. 상처가 생긴 직후에 깨끗이 소독을 하고 사용하면 상처를 보호하고 흉터를 작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상처 위에 바르는 연고 ∥ 후시딘, 마데카솔
두 약품 모두 상처가 난 후 세균의 감염을 억제함으로써 빠른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약. 하지만 서로 다른 항생제를 쓰고 있어 그 쓰임새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후시딘은 딱지 위에 바르는 연고로 항염 작용만을 주로 한다. 반면, 마데카솔은 상처 직후 바르는 연고로 항염 작용은 물론 새살 촉진 작용까지 해 흉터가 남지 않을 확률이 높다. 두껍게 바르면 상처 부위를 건조하게 하므로 얇게 바르도록 하자.
흉터 위에 바르는 연고 ∥ 시카케어
시카케어는 실리콘 젤을 함유한 제품으로 피부에 붙여 사용한다. 실리콘은 흉터의 원인인 반흔이 커지고 딱딱해지는 시기에 적절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절해 반흔이 두꺼워지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흔은 건조하거나 햇볕에 노출되거나 지나치게 온도가 낮거나 높을 때 커진다. 따라서 실리콘 젤로 반흔을 덮어놓으면 이런 좋지 않은 요소로부터 차단될 수 있다. 흉터 개선에 90% 이상 성공률이 있음이 의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생긴 지 20년 된 오래된 흉터에도 효과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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