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기를 쓰면 피부가 좋아질까?
정말 연수기가 피부 건강에 좋을까?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기를 둔 엄마라면, 항상 건조한 피부 때문에 고민하던 여성이라면 한번쯤 고민해 봤을 만한 물음이다. 사용한 사람들마다 효과가 있다느니 없다느니 의견이 분분해서 판단하기가 어렵다. 연수기란 무엇이며, 어떤 기능을 하는지, 나아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자.
피부에 해로운 건 '염소 성분' 때문
먼저 수돗물의 성분부터 알아보자.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은 상수원이 대부분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어 석회를 다량 사용해 소독하게 된다. 이 석회(CIO)는 물에 녹아 CIO+H2O → HCI+O2가 되면서 염소가스(HCI)를 발생시키고, 자연히 수돗물에는 염소 성분이 다량 녹아들어 있다.
염소는 '클로린(Choline)'이라고 하는데, 공기 중에 0.1% 정도만 있어도 순간적으로 호흡 곤란을 일으켜 죽고, 0.03% 정도면 1시간 안에 질식사할 만큼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이 클로린은 탁월한 살균력으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없애지만, 이것으로 인해 생기는 화학물질인 '트리할로메탄(THM)'이 클로린보다 휠씬 더 위험하다고 한다. 이 성분은 아토피성 피부염을 더욱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의 피부와 점막·두피·모발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물론 염소 성분은 대개 끓이거나 12시간 이상 물을 받아두면 거의 날아간다. 하지만 샤워나 목욕을 할 때는 바로 수도꼭지를 통해 물이 피부에 직접 닿아 자극을 주므로 피부가 약한 사람들은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강남이지함피부과 박지수 원장에 따르면 따뜻한 수돗물로 샤워나 목욕을 할 때 피부를 통한 염소의 체내 흡수율이 훨씬 높아져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사람의 경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목욕 후에 이유 없이 가렵고 발진이 일어날 수 있고, 만성이 되면 진물이나 태선화(피부가 두꺼워지는 것) 등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목욕 중에 발생하는 수증기 김에서 염소 가스와 트리할로메탄 등 염소화합물이 증발돼 천식이 있는 경우 천식이 악화되기도 한다.
염소 성분을 제거해 주는 연수기라야
이처럼 수돗물의 염소 성분은 피부가 민감한 사람들, 즉 아토피가 있거나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사람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의 경우 염소를 제거하는 장치나 연수기가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한 연수기가 오히려 피부 트러블을 일으켰다는 사례도 있는데, 이에 대해 박지수 원장은 "아토피 피부염은 개별성이 강한 질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일반 연수기는 물의 칼슘 탄산염과 마그네슘 성분을 줄여주고, 미네랄 양을 최소화해 주는 것으로, 사람들이 연수기를 찾는 것은 미네랄이 제거되면 비누 거품이 잘 일고 감촉이 좋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연수가 피부에 좋고 경수는 피부에 나쁘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박지수 원장은 충고한다.
게다가 유럽과 같이 수돗물에 석회질이 많이 있는 경우에는 연수기가 일반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 수돗물은 경수보다 연수에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수돗물에는 염소제거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연수기도 염소 제거 기능이 있는 것을 사용해야 피부에 이롭다.
출처 : 아이맘 과 월간 「앙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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