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22. 17:26
열과 건강 - 열(熱)! 제대로 즐기면 건강하다!
맵고 뜨거운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런데 열(熱)을 뜨겁게 사랑하면 건강에는 해가 없을까 염려된다.
열(熱)이 건강에 어떤 영향과 효과를 주는지, 어떻게 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글_정유진 / 자유기고가
고온 공기욕, 요통 관절통 근육피로에 효과적
뜨끈뜨끈한 열(熱)을 즐기는데 안성맞춤인 찜질방과 사우나. 입에서 절로 “시원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온몸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싹~풀어내 준다. 찜질방과 사우나의 공통점은 고온 공기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
고온 공기욕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땀을 흘려 노폐물과 유해성분을 자연스레 몸 밖으로 빼내준다. 이에 따라 근육피로, 요통, 어깨 결림, 관절통에 효과만점이다. 그러나 장시간 고온에 오래도록 노출되면 득보다는 실이 많다. 정상 이상으로 맥박이 증가하고 혈압이 상승, 심장이나 순환기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체력감소로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는 말에 장시간 고온에 머물러 있는 것도 좋지 않다. 공기욕 후 땀 등 체내 수분을 1~2㎏ 정도 배출하기 때문에 체중이 감량됐다고 일시적으로 느낄 수 있을 뿐 실제 그런 건 아니기 때문이다. 장시간 고온 공기욕을 즐기면 오히려 체내의 비타민, 미네랄 등 꼭 필요한 영양소를 빼앗길 수 있다.
▶ 고온 공기욕, 100배 즐기는 법
한번에 장시간 머무르기보다는 3차례에 나눠 들어가자. 1회에 10분 정도로 하며 피로감이 몰려오면 바로 나오도록 한다. 최소 30분에서 1시간 동안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들어가는 식으로 열을 즐긴다. 뜨거운 열이 흘러 넘치는 찜질방에서 잠을 청하는 행동도 금물. 눈을 감으면 몸의 평형감각이 무너지면서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열의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바른 자세로 앉아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며 열의 기운을 받도록 한다.
세종대왕도 즐긴 온천욕, 면역력 길러 줘
예로부터 즐겨온 온천도 열(熱)에 있어서만큼은 빠질 수 없다. 조선시대 세종대왕도 즐겼다는 온천. 안질 치료를 위해 온양 온천에 머무른 세종대왕은 그 효과에 반해서 온궁(溫宮)을 지었다고 하고, 로마제국의 코모두스 황제는 하루에 여덟 번까지 온천욕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온천욕이 건강에 여러모로 좋은 영향을 준 듯한데 어떻게 좋은 것일까. 우선 몸의 면역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등의 활동이 열 때문에 위축된다. 지방이나 혈액 속의 유해성분을 제거함은 물론 감기, 만성피로 등에도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온천욕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제대로 된 방법을 통해 온천욕을 즐겨야 열의 효과도 두 배 이상으로 맛볼 수 있다.
▶ 온천욕, 제대로 즐기기
온천욕도 하루 3차례 정도로 나눠 즐기는 게 좋다. 10-15분 정도 입욕했다가 30분에서 1시간 정도 휴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욕 전에는 반드시 몸에 물을 먼저 끼얹어 몸을 따뜻이 해야한다. 그래야 열탕에 들어갔을 때 생길 수 있는 뇌빈혈 등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온천욕이 끝난 후에는 온천욕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으므로 수건으로 닦지 말자. 구리, 아연 등 금속 이온과 나트륨, 마그네슘, 칼슘 등 온천의 좋은 성분들이 몸에서 없어져버리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말린다.
매운 음식, 비만예방 해준다!
온천과 더불어 우리 조상들이 열을 즐기는 한 방법으로 이용됐던 매운 음식. 고기보다는 야채 위주로 식단을 마련한 우리 조상들에게 고추장 등의 매운맛은 자극적인 맛으로 미각을 돋워줬다.
요즘 고추장뿐만 아니라 각종 매운맛을 내는 음식들과 건강의 연관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캅사이신의 항암효과가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나와있다. 즉 발암물질의 활동을 도와줘 체내 유해산소로 통하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캅사이신. 기분전환에 영향을 주는 엔돌핀을 분비시키고 체지방을 감소시켜 비만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껍질을 까고 있으면 눈물콧물을 다 쏟게 만드는 매운 양파도 탁한 혈액, 손상된 혈관을 회복시키는데 효과만점. 특히 양파의 매운맛을 내는 유화 프로필 성분은 혈액 속 포도당의 대사를 원활히 해 혈당치를 낮춰준다. 그밖에 생강의 진저롤, 마늘의 아릴서파이드 등도 암을 예방하고 억제하는데 탁월하다.
▶ 매운 음식에 대한 편견(?)
매운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속설이 있다. 고추 등이 섞인 매운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위궤양, 위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 그러나 한국인의 고추 섭취량과 위암 발생률이 상관없다는 조사 결과가 이미 오래 전에 보고된 바 있다.
국립싱가포르대 연구팀은 오히려 고춧가루가 위 점막을 보호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매운 음식 섭취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 등의 위암발생률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것을 보면 ‘매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가 상한다’는 속설의 설득력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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